세계사 수업 시간에 보여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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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은 1986년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으로,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일어난 역사적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로버트 드니로의 좀더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 )

브라질 국경지대인 이곳은 과라니족이란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 가브리엘 신부 등 예수회 신부들이 들어와 교회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악랄한 노예상으로 과라니족을 괴롭혔던 멘도자(로버트 드니로)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성직자가 되어 가브리엘 신부를 따라 선교활동에 매진하게 된다.

예수교를 믿게 된 과라니족 지역은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경계 합의로 스페인의 관할지역에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편입되고 선교회는 해체의 위기를 맞는다. 이에 불응하는 과정에서 성직자들을 설득하려는 추기경이 파견되지만 과라니족과 성직자들은 결국 죽음의 운명을 맞게 된다.

아름다운 영상, 귀에 낯익는 슬프고 처연한 피리 소리는 보는 이에게 찡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감동으로만 그치면 2% 부족한 법.
그 영화 뒤를 깔고 있는 배경과, 영화속 장면에 채워진 제작자의 시선까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1700년대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합의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전에 있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를 둘러싼 조약은 알고 있다. 1494년에 있었던 토르데시아스 조약..

이 조약은 본격적인 이른바 '대항해 시대'가 시작된 후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의 세력 조정을 위해, 아프리카 끝에서 서쪽으로 일정한 정도의 거리에 선을 그어놓고 서쪽은 스페인령, 동쪽은 포르투갈이 되도록 한 것이다. 훗날 그 선에 남아메리카의 브라질이 걸리는 바람에, 브라질이 포르투갈령이 된 사실은 유명하다. 아마도 1700년대의 두나라의 영토합의는, 토르데시아스 조약 이후 다시 조정된 것인 듯 하다.

영화에서는 예수회 소속의 신부들이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선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회'란 16세기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 내에서 정통 신앙을 수호하기 위하여 성 로욜라가 만든 단체였다. (지금의 서강대가 예수회에서 설립한 학교) 이 예수회가 전 세계로 퍼져가면서 교육과 선교를 하였던 것이다. (서양 제국주의가 다른 지역을 식민화 하기 위하여 사용했던 도구는 바로 신앙과 교육, 의료분야였다. 조선 말기의 제국주의의 침략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볼 수 있듯, 이곳의 예수회는 가톨릭 신앙을 전파하면서 그 지역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보호라고 하지만 이는 한편, 기존 원주민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기도 했다.) 원주민, 성직자와 포르투갈 세력사이의 대립은 지역민 보호 및 선교와 정복 이주민의 팽창욕 사이의 대립이라는 측면으로 보여진다.

영화 속에서 원주민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은 일면 원주민에 대한 '따스함' 같은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으나, 그것은 표피적인 것일 뿐이다.
원주민은 무지하고, 이후 선교사가 와서 신앙을 갖고 교회를 세우고..
원주민을 몰아내려는 군대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선교사요, 백인들이었다.
영화에서 원주민은 백인, 선교사들의 도움을 입는 그저 '객체'일 뿐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 다분히 서구 중심적인 시각으로 이 영화는 원주민을 바라보고 있다.
언젠가 보았던 '파워오브 원'이란 영화도 그러했던 기억이 난다. 백인의 압박을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들에게 구원의 존재는 백인이었던 주인공이었으니.. (아마도 백인이 만든 영화라서 그런 것인지도..)

하지만 그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스토리로, 영상미로, 배경음악으로..
커다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꼬옥 추천해주고픈..
=)

Posted by 밝은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