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내재된 '차별'을 보다
- [영화] <다섯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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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섯개의 시선' 포스터
'다섯개의 시선'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2003년 제작된 '여섯개의 시선'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한 영화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제목에서처럼 다섯가지 이야기를 보여주는 옴니버스식 영화.

처음 이야기는, '언니가 이해하셔야 되요'.

다운증후군에 대한 사람들의 닫힌 시선을 안고 살아가는 은혜라는 소녀의 이야기였다. '언니가 이해하셔야 되요'라는 말에서 은혜의 소망을 볼 수 있다. 보는 내내 내 마음이 참 불편했다. 어쩌면 그것 또한 내면화 된 나의 차별의식의 발로가 아니었을까.

두번째 이야기는, '남자니까 아시잖아요'라는 제목의 이야기.

고교 동창 4명이 술을 마신다. 대학원을 나오고 대기업에 다니는 한 남자의 우월적 차별의식을 날 것으로 보여준 영화. 그 대상은 고졸자인 친구, 동성애자인 친구, 외국인노동자, 아르바이트생 등 끝이 없다.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게 참 안타깝다. 이런 차별의식을 내재화 시키는 곳이 바로 군대가 아닐까.

세번째 이야기는, '베낭을 멘 소년'.

탈북 청소년, 나아가 탈북자(새터민)에 대한 우리의 차별의식을 보여준다. 오죽하면 탈북 청소년인 진선이는 말을 못하는 척할까. 노래방 청소 일을 하는 진선이가 혹여나 성폭력이나 성매매의 대상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면서 보았다. 조선족 동포 여성과 탈북 여성이 그리 되었다는 얘기도 간간이 들었기에.

오토바이를 타는 현이는 고향을 그리워하여 부모님 드릴 선물을 베낭에 갖고 다닌다. '내가 남한사람보다 잘 하는게 이것밖에 없어'라고 자조적으로 내뱉는 현이의 말에는 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탈북민의 애환이 묻어난다. 실제 인물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등장인물의 모델 현이는 2003년 1월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네번째 이야기는, '고마운 사람'.

시위한 학생을 고문하는 수사관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의 비정규직 차별을 은근히 꼬집는 블랙코미디. 연극 '웰컴 투 동막골'을 만들었던 장진 감독의 웃음 코드를 어렴풋이 느낄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5편의 영화 중에서 가장 웃기게 하였던 영화.

다섯번째 이야기는 '종로, 겨울'.

제목만 갖고 보면 정태춘님의 '92년 장마, 종로에서'란 노래를 생각나게 한다. 영화 내용은 정태춘님의 노래 만큼이나 아련하고 일상 삶을 사는 사는 사람들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그 대상은 바로 중국에서 건너온 재중동포.

실제 인물을 대상으로 한 영화로, 임금을 3~4년간 1000만원이나 체불당하고 추위와 허기에 지쳐 결국 세상을 떠난 동포 아저씨의 죽음의 행적을 따라가는 내용이다. 동포 아저씨의 죽음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재외동포법' 개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섯개의 다른 이야기이지만, 메시지는 하나이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 그 차별을 벗어내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인정받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이루어냈으면 좋겠다.
 
 
오마이뉴스에 올렸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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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밝은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