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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6 한국사의 수능 필수화에 반대합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출처 : 월간조선)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데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역사 과목을 어떻게든 성적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죠. 이러한 언급의 계기로 일본의 독도 도발과 위안부 망언 등이 있었고요.

 

저는 역사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지만,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는 데에는 반대합니다.

 

먼저 정부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수능 필수 과목화 한다는 건, 지극히 평가 중심적인 생각이죠. '평가를 해야만 공부한다'라는 전제가 숨어있는 것이니까요. 이는, '역사적 사고력''역사적 판단력'을 기름으로서 과거와 현재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교육의 방향과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역사를 수능 필수화 할 경우 다른 사회 탐구 과목의 반발도 클 것입니다. 수능의 사회탐구영역 선택 과목은 현재 두 과목입니다. 그 중 한 과목을 무조건 한국사로 할 경우 다른 과목(일반사회, 지리, 윤리 교과) 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교사 TO 충원이나 수업 시수 배정에 있어서 피해를 보게 되니 말이죠. 역사과인 저로서는 교사 TO가 늘어나면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교육 전체로 보면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교육은 '시험 필수화'를 한다고 강화되는 게 아닙니다. 서울대가 한국사 강화를 명목으로 수능 전형에서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넣자, 많은 학생이 (서울대 갈 학생이 한국사를 선택한다는 이유로) 한국사 과목 선택을 기피한 일이 있어왔죠. '시험 필수화'가 불러온 그늘의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역사 교육 강화는 '역사 수업의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상과 사진, 텍스트로 된 역사 사료를 접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경험을 하고, 나름의 가치 판단을 세우도록 하는 교육 말이죠. 정부가 검토하는 '역사교육 강화안'은 궁극적으로 시험을 위한 사건 나열식의 암기식 교육이 될 뿐이기에 안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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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밝은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