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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8 창덕궁을 다녀오다. 그리고...


스승의 날을 맞은 임시 휴무일,
동료 역사 선생님과 창덕궁을 다녀왔습니다
맑은 5월의 햇살을 맞으며 돌아본 창덕궁은 역시나 멋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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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의 부용정과 연못


초여름의 그리 따갑지 않은 햇살과
궐 내의 나무 그늘이 꽤 선선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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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연못으로 가는 길, 머물러 앉으며..

궐 내에서 생활했을 왕과 왕비의 흔적이 있는 내전,
그 뒤편의 담장과 굴뚝에서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미적 감각이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니 경복궁 후원에서도 비슷한 굴뚝을 본 듯 한 기분이 들더군요. '아미산'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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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 내전 뒷편의 굴뚝. 참 이뻐요-


정조의 흔적이 배어있을 규장각과 후원 연못을 배경으로 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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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정 앞에서...


창덕궁에 몇 번 오다보니
어느 곳이 사진을 잘 받는 곳인지 금방 알게 됩니다 ^^

창덕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면 후원을 꼽을 수 있겠지요
그 곳 중에서도 사진을 가장 잘 받는 곳이라면
부용정에서 연못과 규장각을 뒤로 한 바로 이 곳이 아닐까 합니다

배경은 그대로인데, 막상 인물은 올때마다 다른 모습인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해집니다.

창덕궁을 나와 향한 곳은 몽양 여운형의 생가입니다
여운형 선생은 한 역사선생님이 무척 좋아한다는 분이라 일부러 창덕궁 근처에 있다는 생가를 찾아 나섰어요
한참을 찾아 다녔는데, 알고보니 창덕궁에서 5분도 채 되지 않는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집은 주인만 바뀐 채 이제는 칼국수 집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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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선생의 생가


해방정국, 여운형 선생은 극우의 테러에 암살을 당합니다.
왜곡되어 간 해방이후의 정세 때문일까요.
건준을 결성하는 등 좌파적 길을 걸었던 몽양에 대한 색깔론 때문일까요.
(몽양의 따님이 북한에서 요직에 있었다고 하지요)
해방을 전후한 시기의 주요했던 민족 지도자 생가 치고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습니다.
손칼국수집 주인도 몽양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고요.
단지 그 집이 헐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 구경을 할 겸, 출출한 배도 달랠 겸 칼국수를 시켰습니다.
칼국수의 맛, 진한 국물에 잘 익은 김치가 정말 맛깔스러웠어요...
초라해 보이는 집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던 맛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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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국물의 칼국수와 김치,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


오늘은 마침, 분단 50여년 만에 남북 열차가 시험 운행된 날이네요.
끊어졌던 남북의 철로가 다시 뚫기는 만큼, 남과 북의 거리가 더욱 더 가까워지길.
해방 정국에서 남과 북의 간극을 줄이고자 노력했던 여운형 선생이 더욱 많이 기억되기를...
그리고 여운형 선생의 따님이 아버지의 채취가 묻어 있을 이 곳에 방문할 날도 오기를 소망해봅니다.
 
Posted by 밝은 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