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 일이 어떠한 가치와 생각을 국가 권력이 제재할 수 있는 선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상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탄압입니다. 독재시기 한국 사회에서 정권에 입맛에 맞지 않는 이들은 끊임없는 탄압을 당해 왔습니다. 이 판결은 민주화 이전의 군사독재 시대로 회귀한다는 신호인 셈입니다.


헌재는 이석기 그룹을 비롯한 소수 사람들의 모의를 마치 당 전체의 의견인양 판단하였습니다. 이들의 모의가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증거가 분명치 않음에도 이들이 사회전복을 추구했다고 본 것은 재판관들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8대 1로 해산 결정이 합법하다고 판단한 헌법재판관의 구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헌재의 판결로 국회 제 3당이 공중분해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실감합니다. 국민이 선택하고 밀어준 국회의원과 정당의 해산 여부를 왜 단 9명의 재판관이 결정 내릴 수 있나요. 민주정치에서의 정당은 국민의 지지로 존재하고 공의에 부응하지 못하면 선거를 통해서 심판받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을 보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를 생각합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존폐 여부를 결정한 2004년의 재판(再版)이죠. 소수의 법조 엘리트에 의해서 정당이나 정부가 언제라도 붕괴될 수 있음을 보인 것은 민주주의에 있어 커다란 위기로 여겨집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헌재의 판결은 단순히 작은 정당 하나를 해체한 것이 아닙니다. 선거를 통해 시민으로부터 뽑힌 정당과 의원을, 사회 전복 시도를 했다는 (명확치 않고 충분치 않은) 이유로, 소수 몇몇의 의논이 당 전체의 논의인양 여겨져 재판관이 해산 결정을 한 것입니다. 게다가 재판관은 국민의 공의를 제대로 대변했다고 보기 어려운, 친 정권 위주의 보수 사법 엘리트들로 구성되었고요. 


이번 결정이 정당, 노동 시민 단체 등의 주장을 재단하고 탄압하는 선례가 될까 우려됩니다. 사상의 자유 탄압이 횡행하던 독재정권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이번 판결이 정권의 이해와 무관치 않음을 느낍니다. 판결이 있던 12월 19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청와대는 판결을 두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결정'이라며 반겼죠. 본래 자유민주주의란 서로 다른 생각까지도 수용하는 것인데(볼테르의 '당신 의견에 반대하나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라는 말에서 보이듯),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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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밝은 구름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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